수입과 지출 관리의 필요성
지난 포스팅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직장인이 빠르게 1억을 모으기 위해서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수입과 지출 관리이다. 현재를 알아야 미래를 계획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래에서 수입과 지출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3가지 방법을 소개한다.
가계부 작성
첫 번째, 가계부 작성이다. 가계부 작성의 목적은 내 수입이 어떻게 사용되고 있는지 파악하기 위함이다.
어릴 적 용돈기입장을 써본 경험이 있는가? 회사에서 재무제표나 회계장부를 정리해본 적이 있는가? 유형과 쓰임만 다를 뿐, 모두 "돈 관리"를 위한 것들이며, 맥락도 비슷하다. 가계부 작성은 엑셀로 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다. 금액과 항목 입력, 수식을 통한 계산, 메모 등 여러 가지 기능을 구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상단에는 지급된 월급을 입력하고, 하단에는 고정비 지출 항목들을 하나씩 적어보자. 예를 들면, 월급 300만 원, 생활비 50만 원, 교통비 10만 원, 관리비 20만 원... 등 큰 카테고리로 나누어 적는다. 너무 세분화해서 적으면 가계부 작성하기도 전에 지칠 수 있으니, 우선 크게 크게 적어보자.
또한, 각 지출 항목들이 월급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몇 퍼센트씩 되는지 수식으로 계산하면 한눈에 알아보기 쉽다. 총수입에서 총지출을 뺀 것이 "순수입"이다. 결국 이 순수입이 우리가 돈 버는 이유가 된다. 기업으로 치면 "영업이익"과 같은 개념이다. 즉, "벌어서 얼마나 남겼는가", 내 월급의 순수 마진이 얼마인지를 따져보는 것이다. 특별한 이유 없이, 순수입이 0원이라면, 필히 반성해야 한다. 애써 번 돈을 전부 어딘가에 사용한다는 뜻이다.(적금, 투자 제외)
순수입이 100만 원이라면, 1년에 모을 수 있는 돈은 1,200만 원이고, 꼬박 8년 4개월을 모아야 1억을 모을 수 있게 된다. 순수입이 200만 원이라면, 1년에 모을 수 있는 돈은 2,400만 원으로, 1억을 모으기까지 4년 4개월이 걸린다. 순수입이 많을수록 1억을 달성하는 기간이 단축되는 것이다.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는 말이 있다. 월급이 얼마인지도 중요하지만, 순수입이 얼마인지 아는 것이 더욱 중요한 것이다. 이것이 바로 1억을 빠르게 모으기 위해 가계부를 작성해야 하는 이유다.
통장 쪼개기
두 번째, 통장 쪼개기이다. 통장을 쪼갠다는 것은 쉽게 말해, 각 계좌에 이름표를 붙여서 목적별로 분리한다는 뜻이다. 통장 쪼개기의 장점은, 돈을 용도별로 분리함으로써, 지출 통제와 저축 계획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월급 300만 원을 1개의 계좌에서만 사용한다고 가정하자. 월급이 지급된 후, 생활비 50만 원, 교통비 10만 원, 관리비 20만 원... 등 지출성 항목들을 제외하고, 200만 원이 남았다. 철수와 술을 마시고, 여자 친구와 데이트를 하고, 부모님께 용돈도 좀 드리고, 아이패드 할부금도 내고... 했더니, 월급날이 다가오기 전에 잔고가 바닥이 나버렸다. "김대리님 이번 달에 결혼하신다는데... 경조사비 낼 돈이 없잖아? 분명, 나는 별로 쓴 게 없는데?" 이런 생각 모두 한 번쯤은 해봤을 것이다. "다 어딘가 썼으니까 없는 거겠지"라고 정당화시키며 슬쩍 넘어가지 말자. 그러다가는 1억이 아니라, 1천만 원도 모으기 힘들다. 이렇듯 돈을 목적별로 구분해놓지 않으면, 어떤 항목에 얼마나 사용할지 제한이 없기 때문에, 과소비를 하거나 정작 필요한 곳에 쓸 돈이 없어진다.
통장 쪼개기를 위해서는 우선 여러 개의 은행계좌가 필요하다. 꼭 주거래 은행이 아니어도 좋다. 먼저, 예전에 만들어두고 사용하지 않은 은행계좌가 있는지 살펴보자. 요즘은 비대면 서비스 등 물리적으로는 신규 계좌 개설이 용이해진 것은 사실이나, 20 영업일 계좌 개설 제한이 있다. 한 달에 계좌 1개를 만들 수 있는 셈이다. 그러므로, 어딘가에서 잠자고 있는 미사용 계좌가 있다면 찾아보고, 최대한 활용해보자. 신규 계좌 개설이 필요하다면, 시중 은행들의 다양한 가입조건들을 살펴보자. 요즘은 저축은행에서 은행 금리보다 높은 파킹 통장 상품들을 많이 출시했다. 웰컴 저축은행, 토스 뱅크, 사이다 뱅크 등 다양한 상품들이 출시되어 있으니, 찾아보고 본인에게 유리한 상품을 선택하면 된다.
본인 명의 계좌를 몇 개 확보했다면, 통장 쪼개기를 실천해본다. 결혼 유무, 자녀 유무에 따라 다소 차이는 있지만, 최소 4~5개 정도의 계좌로 지출 항목을 분리해서 운영하는 것을 추천한다. 예적금 계좌나 주식계좌 말고, 은행 예금계좌만 해당한다. 생활비 계좌, 공과금 계좌, 비상금 계좌, 경조사비 계좌 등... 본인의 상황에 맞게 계좌를 분리해보자. 필자의 경우, 4인 가족으로, 지출을 세분화하여 10개가 넘은 계좌로 세분화하여 지출을 관리하고 있다. 육아용 지출 계좌, 외식비 계좌, 병원비 계좌, 세금 모으는 계좌 등, 특정한 목적을 위해 계좌 안에 돈을 채워 놓았다. 얼마씩 채워 놓을지는 각자 상황에 따라 다르다.
먼저 저축하고 남은 돈을 지출하기
가계부 작성을 통해 순수입을 파악했다면, 순수입 중에 얼마나 저축을 할지 금액을 정한다. 저축 가능금액이 바로 총수입에서 총지출을 제외한 "순수입"이 된다. 순수입을 먼저 정하고, 나머지를 지출하라는 뜻이다. 1인 가구라면, 월급에서 저축 비중이 70%까지도 가능하다. 월급 300만 원 기준으로, 210만 원을 저축할 수 있다는 뜻이다. 다만 이것을 예시를 든 것이고, 개인의 상황에 따라 저축 가능액은 천차만별이다. 학자금 대출이 있는 사회 초년생, 아이 3명을 둔 외벌이 가장, 아이 없는 맞벌이 부부 등 경우의 수가 다양하다. 그러므로, 가계부 작성과 통장 쪼개기를 약 3개월 간 실천하면서, 저축 가능금액을 스스로 정해보자. 목표는 수정해나가면 된다.
저축 가능금액을 정했다면, 매월 자동 이체되는 정기적금 상품을 가입하자. 최근에는 예금 금리가 1%대로 매우 낮지만, 돈 모으는 데는 저축만 한 게 없다. 만약 투자도 병행하고 싶다면, 다시 저축 가능금액에서 얼마만큼 투자금으로 사용할 것인지 정한다. 예를 들어, 월급 300만 원 중, 200만 원이 저축 가능금액이라고 하면, 100만 원은 정기적금 상품을 가입하고, 100만 원은 주식계좌로 이체하여 예수금으로 사용할 수 있다.
'선저축'을 실천했다면, 이제 '후 지출'을 할 차례다. 월급 중에서, 교통비, 통신비, 관리비와 같은 고정비 지출은 자동이체를 해놓고, 월급날 전부 빠져나가도록 설정한다. 예를 들어, 월급 300만 원 중, 200만 원을 정기적금과 주식 예수금으로 이체하고 (선저축), 남은 100만 원 중 50만 원이 고정비 지출로 빠져나갔다면, 내가 실제 사용할 수 있는 돈은 50만 원이 된다 (후 지출). 지출 시에는 신용카드보다는 체크카드를 사용하자. 아무리 통장 쪼개기를 열심히 해놔도, 신용카드로 통장 잔고를 초과하여 사용한다면, 계좌를 분리하는 의미가 전혀 없다. 각 계좌에 대해 체크카드를 만들어두고, 사용 내역과 잔고가 문자나 알림 톡으로 발송되도록 신청해 놓으면 편리하다. 잔고를 확인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지출을 통제하는 습관을 가지게 된다.
신용카드도 잘 사용하면 장점이 있다. 고가의 물품을 할부로 구매할 때나, 교통비, 통신비, 보험료 등 고정비 대금을 정기 결제할 때 좋다. 특히 고정비 중 카드실적으로 인정되는 항목들이 있는데 (구독료, 보험료 등), 어차피 매달 결제하는 금액인데, 카드실적을 채우고 결제 할인도 받으면 일석이조다. 단, 소비성 지출은 신용카드 사용을 추천하지 않는다. 지출 변동성이 큰 데다가, 통장 잔고 이상 사용하게 되는 경우가 늘 발생하기 때문이다.
다음 포스팅에서는 저축과 지출 통제의 구제척인 방법들을 소개하겠다.
1억을 모으고 싶은 직장인이라면, 위에서 설명한 수입과 지출관리 방법을 실천해 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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